쉬운 정적분 (1) 울퉁불퉁한 땅은 잘게 잘라 잰다

시리즈 쉬운 정적분 1 / 3
  1. 1쉬운 정적분 (1) 울퉁불퉁한 땅은 잘게 잘라 잰다
  2. 2쉬운 정적분 (2) 잘게 자를수록 정확해진다
  3. 3쉬운 정적분 (3) 쌓기와 변화는 서로 반대다
쉬운 정적분 (1) 울퉁불퉁한 땅은 잘게 잘라 잰다

운동장처럼 반듯한 네모 땅은 넓이 구하기가 쉽다. 가로에 세로를 곱하면 끝이니까. 가로 50미터, 세로 30미터면 1500제곱미터, 곱셈 한 번에 답이 나온다. 여기까진 초등학교 산수지. 그런데 강가에 있는 땅은 어떨까. 한쪽 경계가 물길을 따라 구불구불한 땅 말이야. 여기는 가로도 세로도 딱 떨어지질 않아. 곱셈 한 번으로는 넓이가 안 나온다. 이런 땅은 대체 어떻게 재야 할까?

이게 오늘의 물음이다. 옛날 사람들도 오래 여기서 막혔어. 반듯한 도형은 공식으로 되는데, 곡선으로 둘러싸인 땅 넓이는 잴 방법이 없었거든. 적분이라는 두 글자에 이미 데인 사람도 있을 텐데, 겁먹지 마. 고등학교 때 인테그랄 기호가 무슨 뜻인지 안 알려주고 계산부터 시킨 게 문제였지, 네 머리 탓이 아니야. 기호 다 걷어내고 답 한 문장에서 출발하자.

한 번에 못 재면 잘게 잘라서 잰다.

이게 적분의 전부다. 오늘은 이거 하나만 가져가면 돼. 왜 이게 적분인지, 왜 이런 게 필요했는지만 천천히 같이 알아보자.

반듯한 땅과 강가 땅을 나란히 놓고 보자.

반듯한 네모 땅가로 × 세로공식으로 바로 넓이강가 구불구불 땅?공식이 없다
반듯한 네모 땅은 가로 곱하기 세로로 넓이가 바로 나오지만, 강가처럼 경계가 구불구불한 땅은 그런 공식이 없다.

동생: “누나, 이 구불구불한 강가 땅 넓이는 어떻게 재?”

누나: “가로 곱하기 세로로는 안 되지. 잘게 잘라서 재.”

동생: “잘게? 어떻게?”

누나: “세로로 얇게 자르면 조각 하나하나가 거의 직사각형이잖아. 그걸 다 더하는 거야.”

한 번에 못 재면 잘게 잘라 잰다

큰 덩어리를 한 번에 못 재겠으면, 잘게 잘라서 재면 돼. 이게 정적분(definite integral)이라는 무섭게 생긴 이름 뒤에 숨은 생각의 전부야. 겁먹지 마. 이름이 어려운 거지 생각은 하나도 안 어려워. 하나씩 보자.

이름도 이 생각 그대로야. 적분(積分)은 쌓을 적(積)에 나눌 분(分), 곧 잘게 나눈 것을 쌓는다는 말이다. 잘게 잘라 더한다는 이 편의 이야기가 이름에 통째로 들어 있어. 앞에 붙은 정(定)은 정할 정, 어디부터 어디까지라는 구간이 정해졌다는 뜻이야. 그래서 정적분은 끝이 정해진 쌓기다. 이 한자어도 서양 수학이 일본을 거쳐 들어오며 integral을 옮긴 번역어라 낯설 뿐, 쉬운 우리말로 풀면 잘게 잘라 쌓기다. 봐, 이름 안에 답이 이미 들어 있지?

자, 구불구불한 땅을 세로로 얇게 여러 조각으로 잘라 보자. 왜 하필 세로로 얇게 자르냐고? 폭을 아주 좁게 잡으면 그 좁은 구간에서는 위쪽 경계가 거의 평평해지거든. 그래서 조각 하나하나가 거의 직사각형처럼 생겨. 직사각형 넓이는? 가로 곱하기 세로, 아까 그 쉬운 곱셈이지. 어려운 걸 아는 걸로 바꿔친 거야.

가로 × 세로
구불구불한 땅을 세로로 얇게 자르면 조각 하나하나는 거의 직사각형이다. 직사각형 넓이는 가로 곱하기 세로로 쉽게 구한다.

이제 할 일은 뻔해. 조각들 넓이를 하나씩 구해서 다 더하면 끝이야. 조각이 여덟 개면 직사각형 넓이 여덟 개를 더하고, 스무 개면 스무 개를 더하고. 어려운 넓이 하나를 쉬운 넓이 여러 개의 합으로 바꿔친 거지. 정적분은 바로 이 잘게 잘라 더하기야. 이게 다야.

조각을 다 더한 모습을 그림으로 보면 이렇다.

조각들 넓이를 다 더하면 = 곡선 아래 넓이
곡선 아래를 직사각형 조각들로 채우고 그 넓이를 모두 더하면, 곡선 아래 넓이의 어림값이 된다.

모눈종이로도 같은 생각

아직 안 와닿아? 그럼 모눈종이로 가자. 그 땅을 모눈종이 위에 딱 올려놓는다고 해봐. 한 칸이 가로세로 1미터, 곧 1제곱미터짜리 칸이야. 땅이 온전히 덮은 칸을 세고, 반쯤 걸친 칸은 대충 반 칸으로 쳐. 덮은 칸을 다 세면 그게 넓이의 어림값이야.

봐, 칸을 세는 것도 세로로 잘라 직사각형을 더하는 것도 결국 똑같은 생각이야. 재기 어려운 하나를 재기 쉬운 작은 것들로 쪼개서 그 값을 모으는 것. 크고 복잡한 넓이를 작고 단순한 넓이의 합으로 바꾼다. 이거 하나만 붙잡아. 외우는 게 아니라 이해하면 그냥 남는 거야.

조금 안 맞아도 괜찮다

자, 여기서 눈치 빠른 사람은 벌써 걸리는 게 있을 거야. 직사각형이 곡선이랑 딱 안 맞잖아. 위쪽 경계가 비스듬하거나 휘어 있으니까, 직사각형이 살짝 삐져나오기도 하고 살짝 모자라기도 하고. 그 틈만큼 어림값이 참값이랑 어긋나. 이거 걸린 너, 제대로 본 거야.

맞는 걱정이야. 근데 해결책이 어이없을 만큼 간단해. 조각을 더 잘게 자르면 그 틈이 작아지거든. 얼마나 잘게 자르면 얼마나 정확해지는지, 끝까지 잘게 자르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다음 편에서 그림으로 보자. 겁먹을 것 하나도 없어.

예시 문제

자, 배운 거 바로 손에 쥐어 보자. 어려운 넓이를 쉬운 직사각형 여러 개로 바꿔 더한다, 이거 하나였지? 그대로 해보면 돼. 겁먹을 것 하나 없어.

문제 1. 강가의 구불구불한 땅을 세로로 네 조각 냈어. 각 조각을 직사각형으로 보면 폭은 넷 다 2미터씩이고, 높이는 각각 3미터, 5미터, 4미터, 6미터야. 이 땅의 넓이 어림값은 몇 제곱미터일까?

직접 더해보고 내려와. 풀이 간다.

풀이. 직사각형 넓이는 가로 곱하기 세로, 곧 폭 곱하기 높이지. 조각별로 넓이를 구해서 다 더하면 돼. 폭이 넷 다 2미터로 같으니까 계산이 편해. 높이만 먼저 다 더하자. 3 더하기 5 더하기 4 더하기 6은 18. 여기에 공통 폭 2미터를 곱하면 36. 그러니 이 땅의 넓이 어림값은 36제곱미터야. 왜 어림값이냐고? 위쪽 경계가 구불구불한데 직사각형 윗변은 평평하니까 그 틈만큼 조금 어긋나거든. 그래도 잘게 자를수록 그 틈은 줄어든다고 했지. 답은 약 36제곱미터.

문제 2. 이번엔 같은 땅을 모눈종이 위에 올렸어. 한 칸이 가로세로 1미터, 곧 1제곱미터짜리야. 땅이 온전히 덮은 칸이 12칸, 반쯤만 걸친 칸이 8칸이야. 이 땅의 넓이 어림값은?

칸만 세면 돼. 한번 해보고 내려와.

풀이. 온전히 덮은 칸은 한 칸을 그대로 1제곱미터로 쳐. 12칸이면 12제곱미터지. 반쯤 걸친 칸은? 대충 반 칸으로 친다고 했잖아. 8칸이 반씩이면 8 곱하기 0.5는 4, 곧 4제곱미터야. 온전한 12에 반칸 몫 4를 더하면 16. 그러니 넓이 어림값은 약 16제곱미터. 봐, 세로로 잘라 직사각형을 더하든 모눈칸을 세든, 결국 쉬운 조각을 모으는 똑같은 생각이지? 답은 약 16제곱미터.

정리

자, 오늘 딱 하나만. 정적분은 거창한 게 아니야. 한 번에 재기 어려운 넓이를, 세로로 얇게 잘라 쉬운 직사각형들의 합으로 바꿔 재는 생각이지. 잘게 잘라서 더한다. 이 한 문장만 손에 쥐면 나머지는 다 여기서 자라. 봐, 별거 아니지? 인테그랄 기호에 겁먹었던 게 좀 억울할 정도잖아. 다음 편에서는 그 조각을 점점 더 잘게 잘라, 어림값이 참값에 딱 붙는 순간을 볼 거야. 여기까지 왔으면 이미 절반은 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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